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길복순과 아시아 여성 서사 영화 비교 여성, 액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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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과 아시아 여성 서사 영화 비교 여성, 액션, 서사

by richsj87 2025. 6. 2.

영화 길복순은 전도연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더불어, ‘엄마이자 킬러’라는 이중적인 정체성을 주제로 한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액션에 그치지 않고, 여성의 서사 구조를 어떻게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길복순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여성 액션 영화들과의 비교를 통해 여성 중심 서사의 발전 양상과 특징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길복순 – ‘모성’과 ‘살인’ 사이의 균열

길복순은 독특한 설정에서 시작합니다. 주인공 길복순은 전설적인 킬러이자, 사춘기 딸을 둔 엄마입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그녀가 두 정체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충돌하며 자기 존재를 정의하려는 과정을 그린다는 데 있습니다. 단순히 여성이 주인공인 액션영화가 아니라,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내면의 균열을 서사의 중심에 둔 점이 돋보입니다.

이 작품은 기존 남성 액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심리적 섬세함과 가족 관계의 갈등을 액션과 병렬적으로 배치합니다. 특히 복순이 킬러 일을 하면서도 딸에게 비밀을 숨기는 장면, 그리고 결국 자신의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은 폭력과 모성 사이의 극단적인 대조를 통한 여성 정체성의 재해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감독 변성현은 영화 내내 카메라 시점과 액션 구도를 주인공의 감정선 중심으로 설계하며, 이질적인 두 세계—가정과 암살 조직—사이를 시각적으로도 대비시킵니다. 이는 단지 킬러물이라는 장르에 여성을 넣은 것이 아니라, 여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장르를 새롭게 해석했다는 의미입니다.

일본 영화 ‘도쿄 트라이브’, ‘헬터 스켈터’와의 비교

아시아 다른 지역의 여성 중심 영화들도 길복순처럼 강한 여성 캐릭터를 내세우되, 사회 구조 속 여성의 위치를 주제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 영화  헬터 스켈터는 한 여배우가 외모와 성공을 위해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로, 여성의 사회적 이미지와 내면적 공허함을 집중적으로 조명합니다.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점점 무너지는 주인공의 정체성은 길복순이 겪는 ‘엄마 vs 킬러’의 모순과도 연결됩니다.

또한  도쿄 트라이브는 언뜻 보기엔 남성 중심 영화처럼 보이지만, 일부 여성 캐릭터가 권력에 저항하며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세우는 모습은 복순과 유사한 서사적 기능을 합니다. 길복순은 전통적으로 남성 캐릭터가 주도해온 킬러 장르에서, 여성의 시선과 감정을 중심축으로 전환한 점에서 이들 영화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실험을 선보입니다.

중국/홍콩 영화 ‘쌍웅’, ‘소서러’와의 장르적 차별성

홍콩 영화계는 1980~90년대부터 여성 액션 캐릭터를 다양하게 등장시켜 왔습니다. 예컨대 쌍웅은 미셸 여우와 안젤라 마오 같은 여성 무술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등장, 정통 무협 액션에서 여성의 위상을 확장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들 영화는 여성 캐릭터를 ‘남성화된 영웅’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고, 내면보다는 외면의 강인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반면 길복순은 겉으로 강하지만, 내면의 취약함과 인간적인 고민을 함께 드러냅니다. 특히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자 하는 욕망은 기존 액션영화에서 보기 힘든 감성 서사의 층위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홍콩 액션은 대체로 장르에 충실한 플롯과 테크닉 중심인 반면, 길복순은 여성 정체성의 모순을 중심으로 서사를 설계합니다. 킬러라는 장르적 클리셰를 차용하면서도, 그 안에서 “나는 누구인가?”, “엄마로서, 인간으로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아시아 여성 서사의 새로운 흐름, 길복순

길복순은 아시아 여성 중심 액션 영화 중에서도 심리·정체성 중심의 독립적인 서사를 완성한 이정표적 작품입니다. 일본의 시각적 해체, 홍콩의 액션 테크닉과 비교해도, 한국적 정서와 가족 중심의 딜레마를 중심으로 한 복순의 이야기는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단순히 여성이 싸우는 이야기가 아닌,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이면과 복잡함을 담아낸 스릴러로서, 길복순은 아시아 영화 속 여성 서사의 진화를 상징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