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부산 조폭영화 대표작 범죄와의 전쟁 조직, 정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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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조폭영화 대표작 범죄와의 전쟁 조직, 정치, 생존

by richsj87 2025. 6. 3.

2012년 개봉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는 한국 조폭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걸작입니다. 실제 1990년대 초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국가적 캠페인을 배경으로 하며, 부산 지역 조폭과 정치권의 유착 구조, 그리고 생존을 위한 한 남자의 처절한 줄타기를 그렸습니다.

이 글에서는 《범죄와의 전쟁》이 왜 ‘부산 조폭영화의 대표작’이라 불리는지, 그리고 작품이 담고 있는 조직 사회의 구조, 정치와의 연결, 인간 생존 본능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범죄와의전쟁 영화 사진

조직 조폭영화 속 ‘패밀리’의 탄생과 무너짐

《범죄와의 전쟁》의 가장 큰 강점은 조직 범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캐릭터 중심의 드라마를 잃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주인공 최익현(최민식 분)은 부산세관 공무원이지만, 사소한 인연을 통해 지역 조폭 보스 최형배(하정우)와 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후 익현은 자신의 인간관계 능력을 무기로 삼아 조직 내에서 영향력을 키워갑니다.

이 영화에서 ‘조직’은 단순히 폭력집단이 아니라, 혈연·지연·학연으로 얽힌 ‘비공식 권력 구조’로 그려집니다. 이 안에서 최익현은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조폭 내부에서 출세를 시도하며, 마치 대기업의 로비스트처럼 기능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기존 조폭영화와 다르게 조폭의 물리적 충돌보다 정치적 관계와 언어적 줄타기에 초점을 맞추며, 관객에게 더 큰 현실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조직 내 신뢰가 무너지는 과정을 통해 “조직이 곧 가족”이라는 허상이 어떻게 붕괴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최익현은 이용가치가 사라지자 버림받고, 결국 자신이 만들었던 권력 구조에 의해 몰락합니다.

정치  ‘조폭’과 ‘정치권’의 유착이 만든 회색지대

《범죄와의 전쟁》은 단순한 조폭영화가 아니라, 조폭과 정치가 어떻게 상호 의존하며 커넥션을 형성하는지를 보여주는 사회 드라마입니다. 특히 최익현이 권력자들과 관계를 맺고, 선거를 통해 조폭 조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장면은 현실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비추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영화는 당시 한국 사회의 정치-법조-범죄계 간의 ‘삼각 유착 구조’를 직설적으로 묘사하며, 조폭이 단순 범죄집단이 아닌 정치적 자산으로 기능하던 시절의 실상을 풍자합니다. 실제로 익현이 선거운동에 동원되고, 검찰과도 뒷거래를 하는 장면은 1990년대 초반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국가 프로젝트조차 권력자의 도구로 쓰였다는 암시로 읽힙니다.

또한, 영화는 검찰과 조폭, 정치인이 어떻게 자기 입맛대로 법과 제도를 해석하고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며, 조폭영화이면서도 사회 고발적 색채를 강하게 드러냅니다. 그 점에서 《범죄와의 전쟁》은 권력의 회색지대를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 중 하나로 꼽힙니다.

생존 인간 최익현의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무엇보다 이 영화의 핵심은 주인공 최익현의 생존 본능입니다. 그는 정의로운 인물도, 잔혹한 악인도 아닙니다. 상황에 맞춰 표정을 바꾸고, 말투를 바꾸고, 관계를 맺는 ‘서바이벌형 인간’입니다. 관객은 그를 통해 당시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익현은 법보다 인맥을 믿고, 원칙보다는 유연함을 택합니다. 그의 이런 모습은 비열하고 이기적이지만, 동시에 현실에 발을 딛고 사는 보통 사람들의 고민을 대변합니다. 결국 그는 한 시대의 ‘성공자’처럼 보였지만, 시대가 변하고 권력이 뒤바뀌자 가장 먼저 무너지는 인물입니다.

이 영화는 이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성공했는가?”보다 “그 성공이 과연 지속 가능한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집니다. 최익현의 마지막 독백과 고요한 표정은, 영화가 단순히 누아르의 틀에 갇히지 않고,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사회 구조의 아이러니까지 함께 담아냈다는 방증입니다.

 

《범죄와의 전쟁》은 한국형 조폭영화의 클리셰를 넘어서, 부산이라는 지역성과 조폭-정치-사회 전반의 유착 구조를 입체적으로 해석한 수작입니다.
단순히 총과 주먹이 오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말과 표정, 인맥과 정치가 만들어낸 또 다른 폭력의 형태를 고발하며, 한 인간의 부상과 몰락을 통해 한국 사회 구조의 잔혹한 민낯을 보여줍니다.
부산 조폭영화의 대표작으로서, 《범죄와의 전쟁》은 장르와 사회비판, 인간 드라마를 절묘하게 융합한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